고고산~완택산(강원 영월)
고고산 ~ 완택산
(2011. 11. 19. 토)
아직 미답의 산을 처음 만난다는 것은 또 하나의 즐거움..
기대감과 설레임으로 손꼽아 기다리며 보내는 일주일이 또한 행복이지요..
「고고산과 완택산」은
강원도 영월과 정선, 동강변에 위치한 산으로 초행이지만 고고하고 멋진 이름에 마음이 끌립니다.
주능선 동쪽은 수직 절벽이 자연성곽을 이루고, 서쪽은 동강이 자연적인 방어선을 이루고 있는 산..
옛날 예맥의 땅이었다는 얘기가 전해지며 퉁그스식 방법으로 축성한 산성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고 하며
곳곳의 전망바위 위에서는 굽이쳐 흐르는 동강의 협곡이 한 눈에 보이는 아름다운 조망이 일품이라고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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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구 → 고고산 → 921봉 → 연하재 → 완택산 → 전망바위 → 872봉 → 전망봉 → 삼옥2리
요즘 주말이면 해를 보기 힘든 궂은 날씨가 원망스럽지만
그래도 많은 비가 오지 않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며..
들머리인 미구교 앞 태백선 터널 ↗
나무잎 다 떨어지고 곧 눈이 올듯한 계절인데.. 아직 푸른잎들이 남아있는 이유는?
미구치 아래 한우목장까지 포장도로를 따라 오릅니다.
안개비가 가끔 내리지만 산골마을 정취를 느끼면서 편안히 오를만한 길입니다.
꽃을 보니 이지역은 봄인듯 착각을..
올해 금고추라고 하던데 여기는 금부치가 밭에 널려있고..
말라 비틀여져 가는 콩도 밭에 그대로...
여름내 해만 바라보다 이제는 다 타서 검은 얼굴의 땅바라기로...
가끔 한우목장 초원지대를 가로질러 오릅니다.
날씨는 겨울의 문턱이지만 초원을 보면 새 봄이 오는 느낌입니다.
달맞이꽃들도 아직까지..
낙엽깔린 도로는 만추의 정취를 물씬 풍기고..
가끔 초원지대도 거슬어 올라가는 재미가 색다르고 괜찮습니다.
능선에 올라서면 지난 주말과 비슷한 분위기의 안개속 산길입니다.
고고산 정상석이 서 있지만 실제 정상은 여기서 한참을 더 가서 나타나는 921봉이지요.
여기서 고고산 921봉을 거쳐 완택산까지 이어지는 능선은 상당히 조심스러운 구간이 이어집니다.
물 묻은 낙엽속에는 날카롭고 미끄러운 바위가 숨어있고, 가끔씩 미끄러운 비탈길에 칼등같은 암릉도 발길을 붙잡습니다.
햇빛이 잠깐동안 비추기 시작하고..
잘하면 완택산쯤 가면 조망을 볼 수도 있겠다 기대를 해보지만..이내 사라지는 태양..
가야할 완택산이 앞쪽에 희미하게 보이지만 등로는 여전히 까다로운 구간입니다.
지나온 고고산 능선
산속에도 철모른는 꽃이 귀엽게 피어있습니다.
영월땅의 날씨가 생각보다 포근한 모양입니다.
오랜세월 험한 풍상을 온몸에 간직한 채로..
완택산 정상이 가깝게 보입니다. ↗
완택산 정상부 ↗
지나온 능선 ↗
전망바위에서 본 지나온 완택산 ↗
전망대를 지나면서 아주 편안한 길이 이어집니다.
작골로 내려서기 전 전망봉 ↗
전망봉에서 본 완택산과 그 뒤로 희미하게 고고산이 보입니다. ↗
전망봉에서 작골로 내려서는 길은 가파른 비탈길이지만 로프가 잘 매어져 있고
이후로는 울창한 낙엽송과 솔숲이 번갈아 나타나는 편안한 길이 하루의 피로를 보상하는 듯 합니다.
산골이라 그런지 해는 벌써 가라앉는 듯 하고.. 석양 빛에 반짝이는 억새밭이 또한 볼만합니다.
산정에서 그리 보고싶었던 동강을 산을 다 내려와서야 겨우 봅니다.
궂은 날씨에 생각보다 까다로웠던 산길.. 제대로 조망을 볼 수 없어 아싑기도 했지만
마지막 하산길의 울창한 낙엽송과 송림속의 아늑한 산길은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오는 길에 곤드래나물밥에 영월생막걸리로 거나하게 뒷풀이를 하며
또 한 주를 이렇게 마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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