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춘지맥

영춘지맥 1-2. 국지산 춘설..('13.04.20)

산길바람 2013. 4. 21. 23:00

 

 

 영춘지맥 1-2.    춘설이 내리는    국 지 산  

 

관암당고개 ~ 국지산 ~ 조전고개 ~ 606.8봉 ~ 흥월2리

(2013. 4. 20. 토/ 비, 산간 눈)

 

 

 

 

관암당고개.. 지난주 이곳에서 시작한 2구간은 쨍한 봄날씨더니.. 오늘은 겨울이다.

1구간 우중산행으로 태화산을 넘어 국지산을 코 앞에 두고  숙제로 남겼던 구간을 마무리 하기로 한 날...  하지만 또 날씨가 ..

 

 

 

오늘이 절기상 곡우(穀雨).. 1년 중 모심기에 필요한 비가 내린다는 절기.. 이 무렵 비가 오면 풍년이 든다고 하니..

비 오는 것은 환영할 일이나 하필 산에 가는 토요일에 오니 심난스럽다. 하지만 많은 비는 오지 않고 조금 오다 그친다는 예보에 안도하며..

 

 

 

촉촉히 내리던 비가 강원도 지방이 가까워지니 진눈깨비로 변하고.. 들머리에 도착하니 멋진 설경이 펼쳐진다.  

날씨가 쾌청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 했지만.. 초여름 날씨를 보여야 할 시기에 다시 설경을 만나니 횡재를 만난 듯.. 오히려 즐거움은 배가..

 

 

 

 

 

 

 

광암당고개에서 잠시 올라서면 국지산까지는 비교적 편안한 능선으로 이어진다.

곧 녹아 없어질 춘설이지만.. 설경에 취해서 발걸음은 한없이 느려지고.. 

 

 

 

 

 

 

 

 

 

각시붓꽃

 

 

설중매라 해야 하나?

오라는 벌, 나비는 아니 오고,  눈 폭탄을 맞았으니 꽃들도 요즘 세상 살기 참 힘들겠다.

 

 

 

눈 뒤집어 쓴 모습이 더 보기 좋다고  셔터를 눌러대니..

잔인한 건가?  그래도 더 청순하고 아름답게 보이니 어쩔 수 없다.

 

 

 

 

 

 

 

 

 

 

 

 

 

 

생강나무 꽃

 

 

연분홍 진달래가 백설가루를 뒤집어 쓰고 있으니 더욱 청순한 느낌..

 

 

 

 

 

 

 

 

 

 

 

양지꽃

노루귀를 비롯해 작은 꽃들은 모두 눈속에 파묻혔는데 홀로 작은 얼굴을 내밀고 있는 모습이 너무...

 

 

생강나무

 

 

 

각시붓꽃

 

 

 

 

 

 

 

 

국지산 정상을 지나 전망바위 암봉에서 부터 내려가는 길.. 여간 조심스럽지가 않다.

물을 잔뜩 먹은 눈은 미끌미끌.. 진흙 땅도 미끄럽고, 경사는 심하고.. 자칫하다가는 넘어지기 십상이다.. 코스가 너무 짧다 생각했는데 시간이 꽤 소요된다.

 

 

 

 

 

 

 

 

 

생강나무꽃은 눈 위에 어지럽게 떨어지고.. 원추리는 모를 심은 듯 눈 위로 솟아오르고..

꽃은 지는 것을 슬퍼하지 않는다. 꽃나무가 가장 슬퍼하는 것은 꽃을 피우지 못하는 것이지 지는 것은 아니라 했던가..

 

 

 

1구간 우중에 한 번 다녀간 곳.. 다시 반복되지만

역시 울창한 솔숲길은 다시 봐도 좋다.

 

 

 

 

 

 

 

 

솔잎이 포근하게 깔릴 숲길.. 이런 길은.. 하루 종일 걸어도 싫증나지 않을 길이다.

 

1구간 짜투리 산행이라 좀 짦아서 싱거울 듯 했지만..

예상치 않았던 눈이 내려서 오히려 여유있고 부담없이 즐길 수 있었던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