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춘지맥 처음 시작하는 날인데 하루종일 많은 비가 내린다는 예보다.
맥 잇기 산행은 한 구간 빼먹으면 열의가 식어지는 법.. 그래서 비가오나 눈이오나 웬만하면 이어가기 마련이다.
영월과 춘천을 잇는 영춘지맥(영월지맥+춘천지맥)..
영월 태화산 끝자락 각동리 남한강변에서 시작하여 춘천 새덕산 끝자락 춘성대교가 있는 북한강까지 장장 272km의 긴 여정이다.
각동리 마을회관 좌측 도로을 따라 올라간다.
하필이면 처음 출발하는 날 비가 부슬부슬 내리니 좀 아쉽지만... 앞으로는 좋은 날이 더 많겠지..
마늘밭은 봄비를 촉촉하게 맞으니 더욱 싱그럽게 보이고
강 건너 산들은 운무를 쓰고 있으니 한 폭의 그림같이 정취 있는 풍경이다.
무덤가에는 여기 저기 할미꽃밭..
우중산행이라 전에 쓰던 똑딱이를 갖고 왔더니 접사도 쉽지 않고.. 하지만 편해서 좋다.
비오는 날.. 산줄기도 제대로 보이지 않고, 마을길 돌다 보니 방향감각도 없어지고 산행 들머리 찾기가 쉽지 않다.
들머리만 제대로 찾아도 반은 성공인데.. 잠시 우왕좌왕.. 그 흔하던 산행이정표 하나 이 마을엔 없다.
한참만에 시그널이 달린 들머리를 찾아서 오른다.
이제 본격적으로 산줄기를 따라 오른다.
영월지맥 맨 끝자락 경사가 보통이 아니다. 620.8봉까지 급경사가 이어진다. 된비알은 비에 젖어 더욱 미끄럽고..
나무 사이로 보이는 이런 풍경에 잠시나마 눈이 황홀하다.
이대로 날이 개었으면 좋겠지만.. 하루종일 상당히 많은 비가 온다고 했으니.. 기대를 접어야 겠지..
620.8봉
여기까지 가장 힘들게 올라온 느낌.. 하지만 여기서도 몇 개의 가파른 봉우리를 넘어야 주능선에 올라설 수 있다.
생강나무(산동백)
봄에 가장 먼저 피는 나무꽃 '생강나무'.. 김유정의 단편 '동백꽃'에 나오는 노란 동백꽃이 바로 이 꽃이다.
"그리고 뭣에 떠다밀렸는지 나의 어깨를 짚은 채 퍽 쓰러진다. 그 바람에 나의 몸둥이도 겹쳐서 쓰러지며 한칭 피어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푹 파묻혀 버렸다.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에 나는 꺼지는 듯이 온 정신이 고만 아찔하였다."(김유정의 '동백꽃' 중에서)
대단히 큰 벌집이 나무에 대롱대롱..
사초
드디어 주능선에 올라섰다. 하나도 보이지 않던 이정표가 여기서 부터는 300미터 마다 하나씩 세워져 있다.
여기서 태화산까지 2.7km지만 이제부터는 큰 굴곡이 없는 능선길이라 편하게 걸을 수 있다.
능선에서는 짙은 안개속이라
곳곳에 전망대가 있어도 전혀 조망을 볼 수가 없다.
정상에는 영월군과 단양군에서 세운 정상석이 삼각점을 끼고 나란히 서 있다.
정상에서 조금 더 진행하여 1031봉을 넘으면 나타나는 이정표
여기서 영월,흥교 방향을 따라 내려선다.
벌목지대.. 몽환적인 분위기다.
흥교리로 떨어져서.. 저 앞에 보이는 산으로 산줄기가 이어지는 것 같은 데.. 산으로 들어서는 길이 보이지 않으니
포장도로를 따라 좌측 흥교리 마을로 들어선다.
이런 표지라도 계속 보이면 좋을텐 데.. 그렇지도 않으니.. 마을길을 따라 내려가면서 국지산 들머리를 찾느라..
대간길이야 능선에서 줄기만 잘 찾으면 되는데.. 지맥은 마을로 내려서서 다시 들머리를 찾아야 하니 더 어렵고 사전에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
하지만 산골 마을 풍경도 둘러볼 수 있고.. 이것이 지맥산행의 묘미라 할 수도 있다.
배추밭 흔적
복숭아 밭
한참을 도로를 따라 내려와서 드디어 국지산 들머리를 찾았다. 흥교재 쉼터 좌측으로..
임도를 따라 가다 산행시그널이 보이는 곳에서 다시 능선으로 올라치면 산불감시초소..
삼불감시초소에서 직진하면 안되고 우측으로 확 꺾어져서 지맥길은 이어진다.
갈림길에서 만나는 시그널이 오늘은 유독 반갑고 고맙게 느껴진다.
솔향 짙은 이런 솔밭길도..
등로 옆에 큰 구덩이가 보이는 데.. 동굴과 연결되었는지 끝이 안 보인다.
606.8봉 삼각점
다시 또 구덩이.. 이곳 지하가 어떻기에 이런 곳이 여러 개가..
생강나무(산동백)
국지산을 코 앞에 남겨두고 조전리로 하산한다.
당초 국지산을 넘어 조전리(관음당)고개 까지 1구간을 마칠 계획이었으나 아쉽게도 오늘은 여기서 전원이 산행을 마무리 하기로..
우중산행이라 시간도 많이 지체되고.. 비탈길에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긴장을 했더니 허리와 다리도 자꾸만 그만 가라고 신호를 보내오니..
깔끔하게 1구간 마무리 했으면 좋겠지만 우중에 보이는 것도 없는 데 오히려 잘됐다 싶기도.. 국지산이 어디로 사라지는 것도 아니니 숙제로 남겨두고..
산행버스가 기다리는 조전2리로 내려서는 동안 만나는 산골마을 풍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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